본문 바로가기

국제사회

신의 손에서 진짜 신이 된 남자, 디에고 마라도나

디에고 마라도나 / 사진 픽사베이

[피에코 뉴스=김민진 기자] 2020년 11월. 아르헨티나의 축구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가 사망했다. 향년 60세. 한 시대를 풍미한 축구 레전드의 너무 이른 죽음에 세계는 함께 슬퍼했고, 특히 아르헨티나는 마치 신을 잃은 양,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대체 디에고 마라도나가 누구길래, 죽고 나서도 이토록 많은 관심과 뉴스를 몰고 다니는 걸까? 디에고 마라도나. 신의 손으로 불린 남자의 일대기를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마라도나의 죽음으로 멈춰버린 아르헨티나 

마라도나는 2020년 11월 25일. 심장마비로 자택에서 사망했다. 한 축구선수이자 감독에 불과한 이였지만, 아르헨티나는 그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룰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 

대통령 역시 모든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공공기관에서는 조기를 게양했다. 선수생활을 했던 나폴리에서는 모든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갔으며 시신은 대통령궁인 카사 로사다에 안치, 전 국민의 조문을 받았다.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아르헨티나 전 국민이 마라도나를 추모했으며, 세계의 유명 축구 클럽, 레전드 선수들도 각지에서 조의를 표하고 있다. 특히 평소에는 눈만 마주쳐도 서로 비난하기 바쁜 프로축구 서포터들이 서로를 부둥켜 안고 슬퍼하는 모습은 큰 화제가 되었다. 

 

사진 픽사베이

뿐만 아니라 시신 안치 과정에서 시신을 옮기는 노동자가 마라도나의 시신과 함께 셀카를 찍어 SNS에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신과 같은 취급을 받는 마라도나를 조롱했다고 하여 노동자에게 무수한 살해 협박이 오기까지 하는 상황. 전 세계를 하나로 묶어내는 마라도나의 힘은 무엇이었을까?

축구 국가대항전 단일 대회 퍼포먼스 부동의 1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돈을 벌기 위해 축구에만 집중하던 마라도나는 그의 재능을 알아본 한 스카우트의 투자를 계기로 축구선수의 길로 들어선다. 원체 재능이 뛰어났던 마라도나는 금방 팀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그는 근육질 몸에 탁월한 드리블, 가속과 감속이 자유자재인 볼터치, 빠른 속도에 엄청난 공간 판단력과 시야까지. 축구선수로서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다는 평을 받으며 승승장구한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을 조율하는 역할이었지만, 득점력도 뛰어나 전성기에는 세리에 A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현대 축구의 기본전술인 압박축구는 마라도나를 견제하기 위해서 만든 전술’이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전성기의 그는 경기장 안에서 가장 빛나는 스타였다. 

 

사진 픽사베이

10대 시절부터 축구 레전드인 펠레, 디 스테파노와 비견될 만큼 뛰어난 선수였던 그는 특히 SSC 나폴리에 입단하면서 신의 영역에 들어선다. 당시 중하위권에 머무르며 강등이 예견되었던 SSC 나폴리는 마라도나 한 명의 영입으로 인해 단숨에 강팀이 되었으며, 실제로 세리에 A와 UEFA컵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클럽에서의 활동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 마라도나를 상징하는 것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여기서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월드컵 우승을 한다. 지금도 당시의 마라도나는 ‘축구 국가대항전 단일 대회 퍼포먼스 면’에서 역대 최고로 거론된다. 오죽하면 해설자가 “축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11명이 하는 팀 스포츠지만 우리는 지금 축구의 개념을 벗어난 최초의 선수를 보고 있다.”는 멘트를 방송에서 했을까.

사건 사고를 몰고 다녔지만, 그만큼 대단했던 축구선수

경기장 안에서는 워낙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였고, 경기 내내 수비수 4~5명을 달고 다니는 실력을 가진 스타였지만,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사건 사고도 많았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헤딩 경합 중 손을 이용해 골을 넣으면서 ‘신의 손’이라는 축구선수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가지게 되었으며 사생활도 좋지는 않았다. 

 

사진 픽사베이

도핑, 마약, 탈세 등 언제나 마라도나는 뉴스의 중심이었다. 물론 모든 것이 마라도나만의 잘못만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는 선수 시절은 물론, 일생 내내 사건 사고에 휘말려 다녔다. 워낙 인기가 많았던 탓에 혼외자식도 많으며 애인도 곳곳에 존재한다. 말을 가려하거나, 누구에게나 친절한 성격도 아니어서 수많은 축구스타들과 불협화음을 내기도 했으며, 잊을만 하면 뉴스에 나와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순탄치만은 않은 삶을 살았고, 대단한 인격자도 아니었지만, 마라도나는 축구를 통해 전 세계인을 하나로 만들어 준 몇 안되는 인물이다. 평소에는 서로 견제하며 욕을 해대고, 실제로 폭행 사건도 일어나는 아르헨티나 프로클럽의 서포트들이 서로를 부둥켜 안고 마라도나의 죽음을 슬퍼한다. 오로지 마라도나만이 할 수 있는 일 아닐까? 피에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