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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교통체증은 대체 왜 일어나는 걸까? 어느 연구자 “뒤늦게 급 브레이크 밟으면 정체 심해진다”

출처 픽사베이

명절만 되면 대한민국 전체가 마비된다. 서울은 사시사철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교통량이 제일 많다는 강남은 언제나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시내는 신호라는 변수가 있지만, 신호도 없는 고속도로에서는 차가 왜 막히는 걸까.  단순해 보이는 교통체증이지만, 여기에는 많은 과학적 현상이 숨겨져 있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히는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도시 구성이나 교통 체계가 계획적이지 않은 경우, 교통체증이 일어날 수 있다

도로가 막히는 근본적인 원인은 교통량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한 교통량의 증가만으로는 어마어마한 교통체증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교통사고로 인한 갑작스러운 막힘현상, 출구가 좁아지는 병목현상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이러한 누구나 알 수 있는 단기적인 변수가 아닌,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도로가 막히는 원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도시를 건설할 때부터 도로를 염두에 두지 않은 경우다. 우리가 도시라 부르는 지역은 통상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이 도시들은 자연히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도시가 된 지역이 대다수인데, 사람들의 보행이나 통행에는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지만, 자동차의 통행에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출처 픽사베이

보통 이런 도시는 산업화를 거치면서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계획을 통해 도로가 깔리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교통체증이 상당히 덜하다. 계획도시가 상대적으로 교통체증이 적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런 계획 없이 무분별하게 발전을 거듭한 경우에는 도로가 효율적으로 설계되지 않아 교통체증을 유발하게 된다. 동남아시아나 인도쪽 도시가 이런 경우가 많다.

너무 많은 인구, 차는 교통체증의 주요 원인

도시 계획을 아무리 잘 짜서 발전을 했다고 해도 도시의 인구밀도가 계획을 웃돌만큼 어마어마하게 많거나, 지형적인 한계가 있을 경우에도 교통체증은 발생한다.  인구 밀도가 높은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서울이다. 서울의 인구밀도는 OECD 국가의 제 1도시들 가운데서도 상위에 위치해 있어 기본적으로 차량의 수 자체가 지방과는 비교가 안된다.

같은 이유로 베이징 역시 인구와 차가 워낙 많아 교통체증이 일상이 된 도시다. 지형적인 한계로 인한 교통체증은 보통 산이나 강 인근에 위치한 도시에서 많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가 부산으로 산지가 도시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터널이나 교량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모든 산지를 밀어버리기에는 너무 대공사가 되어버리고, 터널을 무작위로 늘릴 수도 없어 산을 빙 둘러서 건설된 우회도로가 많다. 뉴욕은 강이 문제다. 중심부인 맨하탄은 3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 나가는 출구가 한정, 교통체증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매너있는 운전습관이 유령 체증을 없앤다

위에서 이야기한 대부분의 원인은 우리가 당장 어쩔 수 없는 시스템 상의 문제다. 하지만 운전자들 대부분이 분노를 느끼는 교통체증의 원인은 다름 아닌 유령 체증이다.  유령 체증은 교통량이 특별히 많은 것도 아니고, 신호가 걸리는 일도 없으며, 도로 계획도 무난한 고속도로에서 알 수 없는 체증이 발생하는 현상을 뜻하는 것이다.

 

출처 픽사베이

이 유령 체증은 의외로 흔하다. 빠지는 길도 없고, 사고도 없는 일자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정체가 풀리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 때의 교통체증이 바로 유령 체증이다. 과학자들은 1950년대부터 수학적 모델링 기법을 통해 유령 체증의 원인을 연구해 왔는데, 이론은 의외로 간단하다. 

고속도로에서 차들이 꼬리를 물고 달리고 있다. 맨 앞에 달리던 대형 트럭이 갑자기 차선을 바꾸면 뒤에 있는 차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고, 그 뒤에 있는 차는 더욱 큰 폭으로 속도를 줄여야 한다. 

차량 한 두 대가 원인이 된다면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끼어들기가 일상으로 벌어지는 고속도로 정체의 한 가운데라면? 이 현상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연구를 진행한 한 연구자는 “브레이크를 밟더라도 뒤늦게 급 브레이크를 밟으면 정체가 심해진다,”고 말하며 정체의 원인인 급브레이크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주차장을 연상케 하는 고속도로. 엉덩이가 배길 것만 같은 끝없는 정체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면 안전하고 보수적인 운전매너가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면 끼어들기를 자제하고, 정속주행을 하는 일, 사소하지만 교통체증을 줄이는 운전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