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장애인 안내견 출입금지 논란…‘퍼피워커’ 씁쓸한 현실
[피에코=최은경 기자]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훈련 중이던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입장을 거부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여론 뭇매에 사측 사과가 뒤늦게나마 이뤄졌으나 여전히 공분은 식지 않는 모습이다. 이번 논란 뒤에 숨은 안내견 위탁·양육 자원봉사 활동인 ‘퍼피워커’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퍼피워커’ 출입 막고 언성 높여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에 한 누리꾼이 롯데마트 잠실점 매니저가 훈련 중인 안내견의 입장을 막는 모습을 목격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이 매장 한 직원은 마트를 찾은 ‘퍼피워커’에게 ‘장애인이 아닌데 왜 안내견을 데리고 입장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목격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봉사자는 눈물을 흘렸고, 강아지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중간에 문제가 생겼다면 정중하게 안내해 드려야 하는 데 아무리 화가 나도 어떻게 저런 눈빛과 말투로 고객을 대할 수 있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 예비 장애인 안내견이 불안해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해당 강아지는 현재 ‘퍼피워킹’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퍼피워킹은 안내견이 되는 강아지를 생후 7주부터 약 1년간 일반 가정에서 맡아 위탁·양육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말한다. 퍼피워킹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를 퍼피워커라 부른다. 보호자는 이 같은 활동에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한다.
상가·대중교통 등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예비 안내견에게 다양한 훈련 경험을 시켜줘야 하기 때문이다. 위탁기간 동안 안내견 학교에서 퍼피워커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건강관리와 훈련에 대한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기본적인 사육용품과 경비, 예방접종 등도 안내견학교에서 지원한다.
모든 지점에 ‘안내견 출입가능’ 공지
논란이 확산되면서 롯데마트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롯데마트는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30일 “롯데마트 잠실점을 내방한 퍼피워커와 동반고객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 고개 숙여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롯데마트는 장애인 안내견뿐만 아니라 퍼피워커에 대한 지침 및 현장에서의 인식을 명확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문제의 직원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 복지법’에 따르면 장애인 보조견 표지를 부착한 안내견의 대중교통 및 공공장소, 숙박시설 등의 출입에 대해선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다. 만약 정당한 사유없이 거절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퍼피워커가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경우도 적용된다. 현재 롯데마트는 전 지점에 안내견 출입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게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이 부랴부랴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지만 롯데마트에 대한 보이콧(불매운동) 조짐 등 비난 여론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현재 누리꾼들은 연일 롯데마트를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비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으니까 바로 사과하네”, “사과문이 짧고 성의가 없다”, “이제부터 롯데마트 불매운동” 등 부정적 의견이 다수다.
연예인들도 이번 사건을 두고 소신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뮤지컬 배우 정선아는 자신의 SNS을 통해 “안내견은 장애인이 동등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생명줄이다. 고마운 만큼 배려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억의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꼬집었다.
배우 이청아도 정선아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면서 안타까움을 표했다 각박한 현실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존중따윈 없었다는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안내견과 장애인, 봉사자에 대한 현장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롯데마트의 무개념 행동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을 계기로 안내견 입장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곳곳에서 나온다.